얼마 전 유튜브에서 ‘이제, 만나러 갑니다.’ 클립을 보고 궁금해진 오길남 박사 이야기.
오길남은 1942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고, 1985년 독일 브레멘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학교에 다녔음에도 반한 운동과 사회주의 추종을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이런 오 박사에게 작곡가 윤이상은 월북을 종용했습니다.
작곡가 윤이상은 오 박사에게 ‘당신의 지식을 북에서 활용해 주길 바란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동독 북한대사관 직원은 오 박사가 북한에 가면 벤츠도 받고 연구 활동이 보장될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공부만 해서 세상 물정을 몰랐던 것일까요? 너무나 쉽게 꼬임에 넘어갑니다.
결국 1985년 12월 가족들과 함께 입북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아내인 신숙자씨는 월북을 반대하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언젠가 월북 때문에 자기 눈을 찌르며 후회하게 될 것이다.”
처음 북한에 도착해서 신숙자씨는 너무나 마른 북한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거기다 오 박사의 가족들은 3개월가량 북한의 세뇌 교육을 받았고, 약속과 달리 경제학자로서 일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1986년 11월 오 박사는 공작원으로 독일에 파견되었는데, 그 틈을 노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탈출합니다. 월북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었습니다. 그 후 6년간 가족의 송환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1992년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자수합니다.
아내인 신숙자씨와 두 딸은 수용소에 수용되었고, 북한에서는 2012년 신숙자 씨는 사망했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두 딸은 아버지인 오길남 박사를 만나기를 거부한다는 서한만 보내왔습니다.
현재 오길남 박사는 한국에 거주 중입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꼬임이 넘어갔는지도 신기하고, 월북과 탈북을 모두 성공한 점도 신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내분과 두 딸이 너무 불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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