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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학과 패션디자인학과

대학원 입학 일기 - 가정학과 패션디자인 복식 미학 전공

by 리지하이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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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입학 일기라고 뭔가 비밀스럽게 이야기했지만, 그냥 내가 어떻게 대학원에 입학했고 어떤 수업을 들었으며, 여기에서는 어떤 과목에 관해 쓰고 싶은지 이야기하려 한다.

 

나는 가정학과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들어가 정확하게는 복식 미학을 전공했다. 사실 복식 미학이 무엇인지 몰랐다. 사실 지금도 모르겠다. 그냥 가정학과 패션디자인 전공을 원했을 , 세부 전공은 딱히 생각하지 않았었다. 지금 다시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활용도가 높은 패션마케팅을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였고, 감사하게도 입학 허가받았다. 대학원은 처음이라 궁금한 것이 많이 다음카페, 네이버 카페에도 가입했다. 그런데 패션디자인, 의류학 전공은 나처럼 전문대에서 학사를 거쳐 석박사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전공은 대학원 입학 전에 본인이 전공할 분야의 교수에게 미리 연락해서 면담하고 어떤 연구를 것인지 정하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고 한다. 그리고, 입학 허가가 후에는 미리 연구실에 가서 공부나 연구한다고 했다. 학부 때와 같은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에는 거의 연구실에 사는 것과 같다고 했었다.

 

나는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으로 대학원 준비를 했기에 따로 물어볼 선배들도 없고 따로 연락할 교수도 없었다. 그래서, 합격 후에 직접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냈다. 메일 내용은 뻔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 직접 뵙고 인사드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보통 지도교수 명한테만 보내면 되는데, 내가 지원한 학교에서 관련 전공은 교수가 명밖에 없었고, 어차피 분의 수업을 모두 들어야 같았기 때문에 모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빠르게 답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하게도 다른 교수님께서 내가 지도 교수와 먼저 면담 날짜와 시간 잡을 기회를 주셨다. 그리고, 본인은 내가 지도 교수와 면담이 있는 날에 만날 시간만 미리 알려주면 된다고 했다.

엄청나게 떨리는 마음으로 면담을 기다렸는데, 몹시 어려운 것도 없었고, 긴장할 것도 없었다. 지도 교수님은 영어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씀만 하셨고, 다른 교수님은 글쓰기를 연습하라고 하셨다. 합쳐서 시간도 걸리지 않는 면담이었다. 내가 너무 악덕 교수들 후기만 봤나? 하는 생각이 정도였다.

 

개강을 3월이었지만, 전에 우리 전공에서는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세미나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전공과 연관된 책을 읽고 일주일에 번씩 모여 토의를 하는 것이었다. 우리 전공은 박사 과정 중인 선생님 , 석사 3학기에 접어든 선생님 , 석사 신입생 , 6명으로 단출했다. 사실 지금 세미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그때의 감정만 생각이 나는데 세미나 전엔 매번 떨렸다. 교수님 방에서 오손도손 모여 얘기를 하는데도 내가 잘못 말하지 않을까 다들 나보다 똑똑할 텐데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재밌게 즐겼으면 되는 일인데, 그랬을까 후회가 된다.

 

세미나도 끝났고, 개강이다. 대학원의 수강 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엄청 궁금했다. 결론은 단순하다. 수강 신청 날짜에 피시방을 필요도 없고, 그냥 클릭해서 수강하면 된다. , 정해져 있고 듣기만 하면 된다. 전공 필수 과목, 전공에서 공통으로 이수해야 하는 과목 정도로 나누어져 있다.

 

석사 1학기에는 복식과 문화, 패션디자인 비평, 그리고 가정학 연구방법론을 들었다. 2학기에는 패션 미학특론, 고급패션마케팅, 패턴 연구, 그리고 고급 통계학을 수강했다. 3학기에는 수업은 패션디자인특론 하나만 들었다. 나머지 시간은 모두 논문을 위한 시간이었다. 4학기에도 수업은 복식학 특수연구 하나만 들었다. 나는 5학기까지 해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5학기에는 다른 수업은 듣지 않고, 논문만 썼다. 지금은 기억이 많이 미화된 같은데, 나름 행복했다. 아닌가. 정말 완벽하게 미화가 되었나?

 

제일 싫었던 과목은 가정학 연구방법론과 고급 통계학이다. 일단 가정학 전공하는 사람 모두가 들어야 해서 정말 어쩔 없이 들었는데, 내가 흥미가 없었다. 해당 과목 담당 교수님들은 모두 아동학 연구 전공이신 교수님들이었는데, 우리 전공 사람들을 별로 좋아했다. 그럴만하다. 그런데 우리도 별로 좋아했다. 우리는 통계는 관심도 없고, 어차피 통계는 쓰지도 않을 텐데 들어야 하나 납득이 되어 고통스러웠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기초 공통 이수 과목이고 졸업 시험 과목이기에 정말 꾸역꾸역 들었던 과목이다. 이건 나의 다른 후회다. 통계를 열심히 해볼 , 아니 못하더라도 그냥 대충이라도 , 그랬으면 많은 기회가 있었을 같다.

 

여기에선 일단 전공과 연관된 패션 미학특론 혹은 복식 미학특론이라고 하는 과목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정리라고 해봤자 거창한 것은 없다. 그냥 그때 수업을 복기하는 느낌으로 해보려 한다. 오랜만에 전공 책을 꺼냈고, 수업 자료로 쓰던 PPT 열어보니 느낌이 새롭다. 그때도 이런 느낌이었나? 그땐 공부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자퇴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고, 내가 이걸 해야 하나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생각했던 같다. 지금도 내가 이걸 전공했는지는 모르겠다. 이게 뭔지 알았다면 전공으로 선택 했을 같다. 이것만 해선 굶어 죽기 좋기 때문이다. 지금과 있는 또한 전공과는 아주 무관하다. 그래도 아직 전공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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